2019년 4월 14일 일요일

[독서] 끝없는 밤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1

정말 오랜만에 읽는 추리소설이다.

「끝없는 밤」은 집시의 땅에 대한 설명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백수 청년이 그 땅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데 하필 그 아가씨가 엄청난 부자의 상속녀이다.  그 상속녀와 집시의 땅에 집을 짓고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데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그 행복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에 반전이 있긴 하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 반전을 안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곳곳에 영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등장 인물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며 예전 대영제국이 미국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 미국은 그런 영국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옅볼 수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들을 읽으면 정말 다양한 인물들이 묘사되는데 그런 인물들이 세상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라 더 쉽게 내용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그리고 당시 시대적 상황이나 사람들의 행동 방식, 사고 방식과 의·식·주 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어 즐겁다.  뭐랄까,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들은 항상 평균 이상은 하는 것 같다.  하긴, 그래서 여태까지 계속 읽히는 작가이겠지만.

이렇게 많은 다작을 하면서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이상한 궁금증이 들면서 그녀의 다음 책을 기대하게 된다.

[독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철학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일단 조금은 머리가 아파온다.  철학이 중요하고 꼭 알아야 할 교양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접할 때 마다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철학 책들과 다르게 철학의 역사나 자아, 초자아, 이데아, 초인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이해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실제 살아가면서 어떤 경우에 접하게 되는지 풀어쓰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즉, 저 머언 옛날 그리스 아테네 시절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 현재에서 시작한다.

저자 야마구치 슈의 이력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는 경영, 인사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하며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의를 해온 사람이다.  이 책은 그래서 기업 경영, 마케팅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MBA 과정이라고 생각 했을 때 접하게 되는 다양한 영역들에서 철학적인 사고방식을 접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총 50개의 철학 사상을 '사람', '조직', '사회' 그리고 '사고'의 4개의 장으로 분류하여 제시한다.  이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철학에 조예가 깊어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철학 사상 자체가 실생활에 적용 불가능한 교과서로 남지는 않는구나를 깨닫게 된다.

책을 읽은지 1개월이 넘어가는데 읽었던 내용 중에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맴도는 단 한가지 주제가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어쩔 수 없이 접하고 있는 기획 업무와도 관련이 있어서일까?  역시 책은 항상 내가 처한 상황에서 다른 해석이 나오기 때문에 이 책도 내 상황이 조금 변했을 때, 다시 한번 꺼내서 읽어봄직한 책이다.

대신 일본어를 번역해서 그런지 뭐라고 콕 찝어서 말할 수 없지만 일본어 특유의 뉘앙스가 남아있는 것 같다.  내가 문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번역투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렵지만 그냥 읽다보면 아, 일본 사람이 쓴 책이구나라는게 느껴지는 정도?

인사, 조직, 마케팅 등 경영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2019년 4월 6일 토요일

[독서] 뉴파워 : 새로운 권력의 탄생

초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에서 권력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고찰한 책이다.  비슷한 책들도 읽어봤지만 다른 책들은 권련이 분산되고 있고 기존의 권격 구조가 와해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뉴파워:새로운 권력의 탄생」은 권력의 이동 과정을 조금 더 상세하게 풀어보는 것 같다.

책에서는 뉴파워를 "신권력"이라고 번역했는데 이 신권력이 권력을 얻어가는 과정은 아이디어의 확산에서 시작되며, 아이디어의 확산은 아래의 3가지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A: Actionable / 행동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C: Connected / 아이디어들이 연결되어야 한다.
E: Extensible /  아이디어가 확산되기 쉬워야 한다.

일명 ACE 로 불리는 설계 원칙에 맞게 설계된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확산된다.  저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행동이 있어야 했으며, SNS를 통해 널리 퍼져나갈 수 있었고, 그 행동에 저작권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다양한 곳에서 유사한 캠패인을 널리 퍼트려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널리 퍼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권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그런 지도자의 요건들도 제시하고 있다.  아래 그림에 보듯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지도자 유형을 설명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비교하여 설명한다.  오바마는 군중 지도자 형의 리더로 얘기하고, 트럼프는 응원단장으로 분류된다.  둘다 신권력 가치는 충분히 활용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바마는 선거 캠패인에서 보인 모습을 기준으로 삼았고 실제 대통령 취임중 활동하면서 해당 정부기관이 보여준 모습은 성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저자는 구권력이 무조건 무너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군대 처럼 구 권력 모델이 필요한 조직도 분명히 있을 것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신권력 모델이 더 넓게 퍼져있는 사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리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신권력 모델이 구권력을 흔들기에는 충분하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퍼져나가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세상을 욺직이기 위해서는 그런 아이디어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랍에 불었던 "아랍의 봄" 바람(재스민 혁명)이 지금은 조용해졌듯 구심점을 가지지 못하고 흩어지리라 생각한다.




2019년 3월 23일 토요일

[독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셉 캠벨

워낙에 얘기를 많이 들었던 책이라 구매는 수 년 전에 했는데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스토리에 대해 인간의 무의식과 심리를 바탕으로 영웅을 영웅이게 하는 요소들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글 초반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저자의 주장을 뒷 받힘하는 근본 배경으로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정신분석학/심리학에는 그다지 알아주지 않기에 이 책 자체의 신뢰성(?)에 조금 의심이 든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모든 것을 프로이트에 기반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그냥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저항 없이 읽을 수 있다.

목차만 봐도 책이 무엇을 설명하는지 살짝 옅볼 수 있다.

제1부 영웅의 모험
제1장 출발
  1. 영웅에의 소명
  2. 소명의 거부
  3. 초자연적인 조력
  4. 첫 관문의 통과
  5. 고래의 배
제2장 입문
  1. 시련의 길
  2. 여신과의 만남
  3. 유혹자로서의 여성
  4. 아버지와의 화해
  5. 신격화
  6. 홍익(弘益)
제3장 귀환
  1. 귀환의 거부
  2. 불가사의한 탈출
  3. 외부로부터의 구조
  4. 귀환 관문의 통과
  5. 두 세계의 스승
  6. 삶의 자유
제4장 열쇠

1부는 이렇게 되어있고, 2부는 유출, 처녀의 잉태, 영웅의 변모, 소멸 이라는 제목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웅이 영웅인 이유 또는 영웅이 영웅으로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각각의 사례에 맞는 그리스 신화의 특정 이야기나, 다른 다양한 나라의 동화 또는 신화를 예시로 들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실 여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이 책을 한층 재미있게 해주는데 우리가 많이 들어서 아는 그리스/로마 신화 뿐만이 아니라 독일, 일본,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신화나 종교, 동화속 이야기까지 등장하며 읽을 거리를 풍성하게 해준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제시되는 사례들을 읽는 재미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지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만 사례 없이 작성이 되어 있었다면 다 읽었을 자신이 없다.


2019년 3월 19일 화요일

AWS Security Specialty - AWS 보안 자격증 취득방법과 취득후기

지난번 AWS Practitioner 자격증 취득 후 바로 이어서 AWS Security Specialty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이 글에서는 AWS 보안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한다.

(AWS Cloud Practitioner 취득 후기 보러가기)


AWS Security 자격증을 따야하는 이유

요즘 Public Cloud가 대세다.  여기저기서 Public Cloud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등장하고 있고 기업의 민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를 이용해야한다고 소리지르고 있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Public Cloud로 넘어가는데 조심스러워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닌 정보보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난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2010년에 Gartner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이 Public Cloud 로 넘어가는데 가장 우려스러운 항목에 당당하게 정보보안이 1위에 올랐다.  이 사실은 9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단순히 정보보안 때문에 기업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려보다는 기대가 앞서기 때문에 너도 나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IT기업에서 일반 기업으로... 가속화되는 클라우드 전환" - 동아닷컴)

이제 정보보안은 쫓아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정보보안은 통제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안전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국내는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클라우드 보안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아직 시장에는 클라우드 보안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실정에 맞춰 나도 그에 대한 준비를 하기 위해 우선 Public Cloud 시장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아마존 AWS를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AWS는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이 그러하듯 나름대로 개발자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그런 생태계가 더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자신들의 생태계 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체계를 보안 전문가들을 위해 마련해 놓았다.  그런 체계 중 일부가 바로 AWS 자격증 제도이다.

제도에 대한 설명은 지난번 Practitioner 자격증 취득 후기에 자세히 적어놨으니 참고하길 바라고 여기서는 보안 자격증인 AWS Security Specialty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AWS 보안 자격증 취득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우선 AWS 보안 자격증 시험은 쉽지 않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AWS Security Specialty의 사전 추전 과정으로는 Practitioner가 있다.  작년(2018년) 10월 전까지만 해도 Security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Practitioner 또는 그 이상의 자격증이 사전 조건이었는데 2018년 10월부터 해당 요건이 폐지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사전 조건 없이 준비만 되면 바로 보안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바로 시험보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아니, 바로 시험을 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AWS 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기본적인 AWS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정보보안만 공부했다고, 또는 AWS 보안 교육과정을 들었다고 자격증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많이 보았다.

또는 AWS 서비스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정보보안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없이 도전해서 실패한 사례도 보았다.  이렇게 말하면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겠지만 AWS Security Specialty 시험이 그렇게 만만한 시험이 아니다.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는가?

AWS Security Specialty (AWS 보안 자격증) 시험문제 샘플은 아래 URL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aws.amazon.com/ko/certification/certified-security-specialty/

아래 샘플 문항을 보면 알겠지만 특정 상황에서 보안 요구사항이 주어지고,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AWS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의 제약사항들을 이해하는 상태에서 AWS 서비스를 이용하여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방법에 대해 답변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시험은 한글로 볼 수도 있다.  관련 tip은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한다.)


(AWS 샘플 문제 발췌)

예를 들면 고객의 요구사항이 End-to-end 통신구간 암호화를 해야한다는 것이라면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ELB(Elastic Load Balancer) 또는 CloudFront 에 SSL 인증서를 설치하면 되는지, 아니면 EC2 Instance 까지 확장해야 하는지를 물어본다.  물론 이 질문은 무척 쉬운 예지만 이런 식으로 요구사항이 주어지고, 이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방법에 대해 묻는 질문들이 많다.

AWS 자격증 사이트를 살펴보면 대강의 시험 범위는 아래와 같다.  (안내서를 다운받으면 자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도메인 1: 인시던트 대응

  • 1.1 AWS 침해 알림에 따라 손상이 의심되는 인스턴스 또는 노출된 액세스 키를 평가합니다.
  • 1.2 인시던트 대응 계획에 관련된 AWS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1.3 자동 알림의 구성을 평가하고, 보안 관련 인시던트 및 새로 나타난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해결 조치를 실행합니다.

도메인 2: 로깅 및 모니터링

  • 2.1 보안 모니터링 및 알림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 2.2 보안 모니터링 및 알림 문제를 해결합니다.
  • 2.3 로깅 솔루션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 2.4 로깅 솔루션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도메인 3: 인프라 보안

  • 3.1 AWS 기반의 엣지 보안을 설계합니다.
  • 3.2 보안 네트워크 인프라를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 3.3 보안 네트워크 인프라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 3.4 호스트 기반 보안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도메인 4: 자격 증명 및 액세스 관리

  • 4.1 AWS 리소스 액세스를 위해 확장 가능한 권한 부여 및 인증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 4.2 AWS 리소스 액세스를 위한 권한 부여 및 인증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도메인 5: 데이터 보호

  • 5.1 키 관리 및 사용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 5.2 키 관리 문제를 해결합니다.
  • 5.3 유휴 데이터 및 전송 중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암호화 솔루션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그리고 시험에 출제되는 도메인별 비중은 아래와 같다.





우선 정보보안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한다.

문제 출제 방식은 위에서 보았듯 보안 요구사항에서 출발한다.  이런 보안 요구사항을 읽고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문제를 풀기 어렵다.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보보안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고 있어야 훨씬 수월하다.  정보보안에 대한 소양을 갖추기 위한 글은 아니므로, 이 소양은 각자 잘 갖추도록 하자.  (예를 들면 CISSP 자격을 취득하거나, 정보보안기사, 또는 ISMS 인증 심사원 준비를 하는 것도 좋다.  다시 말하지만 정보보안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AWS Security 자격증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될 것 같다.  해당 자격증은 기존에 보안을 하던 사람이 AWS 환경에서 보안을 계속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AWS 서비스의 목적, 동작방식, 제약사항을 이해하자.

AWS에서는 정보보안과 관련된 많은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Cloud Trail, Cloud Watch 부터 시작해서 IAM, KMS, Cloud HSM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이러한 서비스들을 그 목적에 맞게 분류하여 이해하자.  인증, 권한관리, 접근통제, 암호화, 로깅/모니터링 등 정보보안의 대 분류로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분류 아래 AWS 서비스들을 놓고 각각의 서비스들이 어떤 목적으로 존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를 우선 이해해보자.

그리고 각 서비스들의 제약사항을 중심으로 다시 살펴본다.  Cloud Trail은 AWS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이벤트에 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Instance 안에서 발생하는 로그는 남기지 못한다.  그런 것은 Cloud Watch가 대응한다.  이런 식으로 각 보안 서비스들의 제약사항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이해하면서 공부하면 논리적인 구조로 머리속에 들어오기 때문에 공부가 한결 쉬워진다.


AWS 문서와 친해지자, 그리고 Youtube!!

AWS는 문서가 방대하게 정리되어 있다.  다행이 대부분 한글로도 제공된다.  살짝 번역투의 말들이 신경쓰이지만 몇 번 읽어보다 이해가 안되면 원문을 참고하면 된다.  (원문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이럴 경우 구글 검색을 해보면 다른 사이트에서 설명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검색은 네이버, 다음 보다는 구글을 추천한다.)

https://docs.aws.amazon.com/#lang/ko_kr

그리고 나는 공부를 할 때 지하철 이동시간 틈틈히 Youtube를 많이 활용했다.  특히 AWS는 매년 연말 즈음 Reinvent 행사를 하는데, 이 행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한다.  소개 뿐만이 아니라 각 서비스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과 적용 사례들도 소개를 하는데 이런 소개 자료들을 잘 들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AWS 서비스들에 익숙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시험 볼 때 Tip


  • 컴퓨터로 시험본다.
  • 시험은 한글로도 볼 수 있다.  시험 보는 중간에 영문으로도 전환 가능하다.
    (문제가 번역투라 이해가 안되면 반드시 영어로도 봐보자.  영어로 보면 오히려 쉽게 풀리는 경우가 있다. Keyword 가 영어로 나오면 서비스 연관성도 높아진다.)
  • 시험 볼 때 화장실 다녀올 수 있다.
  • 물론 스마트폰 등 가방, 짐 등은 맡겨야 한다.
  • 시간은 충분하게 주어진다.  하지만 한 문제에 너무 오래 몰두하지 말자.
  • 뒷 문제에서 앞 문제의 힌트가 나올 때가 있다.
  • 시험 끝나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  Congratulation 이 뜨면 합격!
  • 신분증은 꼭 2개 들고가자. 사진나온 주민증과 내 명의의 신용카드
  • 필기구는 달라고 하면 준다.
  • 올해 완전히 새롭게 나온 서비스는 시험에 안나온다고 한다.

나는 AWS Cloud Practitioner 시험 후 약 2주 준비 끝에 AWS Security Specialty도 바로 취득에 성공했다.  참고로 말하지만 필자는 이미 정보보안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으며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AWS 서비스에 대한 이해만 제대로 하면 되었다.  주변에 시험을 봤던 다른 사람들은 보안 경력이 짧은 경우 실패한 사례가 많으니 AWS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보안쪽에도 함께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그럼 이제 준비가 끝났으니, 어서 시험 신청을 하고 AWS 보안 전문가가 되어보자~!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독서] 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다른 책들을 읽으며 하도 언급이 많이 된 책이라 내가 읽고 싶은 책 상위에 있었으나, 그 두께와 담고 있을 내용에 지레 겁먹어 쉽게 집어들지 못했던 책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데 있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 만큼 책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너무 술술 읽혀서 내가 책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냉전 시대가 끝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이라는 논문/책에 전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물론 이 내용은 책 서문에서 읽었다.)  「역사의 종말」은 냉전 체계가 끝나면서 결국 세계의 모든 나라는 자본주의로 일원화 되기 때문에 더이상 전쟁 등 인류가 서로 충돌하며 발생하는 "역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새뮤얼 헌팅턴은 이 책에서 이를 반박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냉전시대가 문명간의 갈등을 이원화된 체계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명들이 그 안에서 또 다른 갈등을 가져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냉전시대가 끝나며 숨겨져 있던 문명간의 갈등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더 심하게 부딧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런 증거들을 자신의 주장에 근거로 활용하여 논리를 풀어나간다.  너무 증거가 많아 그런 사실들을 설명하는데 지면을 너무 많이 할애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결국 "서구"사회가 민주주의와 자유경제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주도적인 사상, 문명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이슬람, 중화 등 다른 문명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서구 문명에 도전하면서 문명 간 충돌이 펼쳐지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진 1996년이 한참 지난 현재까지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문명의 충돌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2001년 발생했던 미국 9.11 테러는 새뮤얼 헌팅턴의 혜안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국제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감히 추천한다.

2019년 3월 11일 월요일

[독서] 지식인의 책무

이 책은 몇년전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이지 내용이 단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으면서 지식인은 왜 이런 책을 쓰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다 문득 이 책 제목이 생각났다.  「지식인의 책무」

과연 지식인의 책무란 무엇일까?  아니, 지식인이라면 당연하고 마땅히 나서서 수행해야 할 책임이나 의무가 있는 것일까?

촘스키는 책을 시작하면서 지식인의 책무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적합한 대중'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실을 찾아내 알리는 것.


여기서 강조한 수식어딘 '중요한', '적합한 대중', '가능한 범위 내에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떠한 주제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진실을 알려야 하는지를 고찰한다.

사실 동일한 사건이라도 그 사건의 당사자들 끼리는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본다.  같은 전쟁이라도 승리한 자의 시선에서 역사가 쓰여진다.  하지만 패배한 자는 패배한 자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었을테고, 패배한 쪽의 지식인들과 승리한 쪽의 지식인들이 인식하는 "진실"이 다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굵직한 국제 사건들을 사례로 들며 설명을 하는데 이 책이 나한테 어렵게 다가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시로 드는 국제적인 사건들에 대해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내가 촘스키가 들려주는 이야기로만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읽을 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가지만 막상 내 지식으로 소화하는데 한계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즉, 내가 충분히 지식인이 아니라 책 읽기가 이렇게 어려웠던 것이다.

다행이다.  내가 지식인이 아니라 '책무' 같은게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짝 삐딱하게 생각해보면, 지식인이 진실을 찾아내 알리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계몽주의 사항 아닌가?  대중을 깨우침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과연 지식인이 가져야하는 올바른 태도일까?

그렇지만 내 눈에는 분명하게 보이는데,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보게 해주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리는 것은 느낀다.  지식인들이, 일반 대중에게, 대중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욕구를 책무로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9년 3월 10일 일요일

[독서] SF소설, 도서관전쟁, 이퀄리브리엄, 그리고 화씨 451

SF 소설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들어봤을 책인 「화씨 451」.  다른 많은 SF 소설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헐리우드 영화에도 영향을 많이 미친 책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미루다가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처음 읽으려고 집어 들었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화씨 451은 섭씨 몇 도일까? 였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아니다 다를까, 화씨 451을 섭씨로 변환해서 알려주는 블로그가 많다.

화씨 451은 섭씨 233 도.

책이 불타는 온도라고 한다.  그런데 책 내용에는 딱히 화씨 451도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많은 곳에서 그런 상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믿을 수 밖에.

그렇다면 이 책, 화씨 451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일본 책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도서관 전쟁"이다.  일본 컨텐츠 답게 원작 소설이 있고, 애니메이션도 있으며 이것을 영화화한 작품도 있는데 나는 영화만 봤다.  별 생각 없이 보기 시작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던 거익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F%84%EC%84%9C%EA%B4%80_%EC%A0%84%EC%9F%81)

그리고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이퀄리브리엄」도 있다.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책을 포함한 예술작품들을 모두 불태워 버리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적 시대상 보다는 건 카타로 더 유명하긴 하다. (건 카타 보기)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책 내용을 다시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내가 책을 읽으면서 주목했던 것은 책 속에 묘사된, 책을 불태우는 사회가 특정 정부/국가가 강제로 만들어낸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공 몬태그는 책을 불태우는 직업을 가진 방화수인데, 그가 책을 태우면서 몰래 책을 빼돌려 왔다.  이런 사실을 눈치챈 그의 상사인 밀드레드가 그의 집에 찾아가 왜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그 내용을 살짝 들여다 보면,

"한때는 책이란 것도 이곳저곳 모든 사람들에게 대접받았지. ...  영화와 라디오, 텔레비전, 잡지, 그리고 책들이 점점 단순하고 말초적으로 일회용 비슷하게 전락하기 시작했네. ... 책들이 점점 얇아지기 시작했지. ...  고전들이 15분짜리 라디오 단막극으로 마구 압축되어 각색되고 다시 2분짜리 짤막한 소개 말로, 결국에는 열 내지 열두 줄 정도로 말라비틀어져 백과 사전 한 귀퉁이로 쫓겨났지. ... 이기적인 출판업자들의 손이 결국은 사람들의 마음을 마구 망가뜨려 놓는 거지.  방송인들?  재미없는 건 죄다 내평개쳐 버리는 거야. '왜 쓸데없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그러면서. ... 인생을 말초적이고 단순한 것으로, 일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후딱 일을 끝내고 나면 그때부터 마냥 놀도 즐기는 시간이 시작되는 거지."

그리고 밀드레드는 이어간다.

"마침내 전 세계 집들이 전부 불연성이 되자 예전처럼 불을 끄는 소방수란 존재가 필요 없게 되었지.  ... 우리 마음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열등한 인간이 된다는 두려움, 그 타당하고 정당한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 거지."

즉, 이 책 속의 세상에 등장하는 책을 불태우는 사회는 누군가가 독재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세상이 아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회 자체가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가 점차 스스로 말초적으로 되어가고, 자신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나올 것 같다는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책들을 불태우고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유색인들은 「꼬마 검둥이 삼보」를 싫어하지, 태워 버려. 백인들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싫어하고. 그것도 태워 버려.  누군가가 담배와 폐암과의 관련에 대한 책을 썼다면? 담배 장사꾼들 분통이 터지겠지? 그럼 태워 버려."

이렇듯 인간을 행복한 감정으로 부터 벗어나게 만드는, 논란을 일으키는 모든 것들을 태워버리면 된다는 단순한 사회가 「화씨 451」이 묘사하고 있는 사회다.  이 사회는 단순히 인간을 통제해서 거대한 독재 국가를 만들겠다는, "빅 브라더"가 존재하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이 묘사하는 사회와는 살짝 궤를 달리한다.

다양성이 사라진 사회, 내가 믿는 사상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사상이나 생각과 다르다면 단순히 그 생각을 없애면 문제는 없어진다는 사회가 「화씨 451」의 사회다.  그 상징으로 책들이 불태워진다.


이쯤되면 저자인 레이 브래드버리는 최근 우리 사회의 혼란기를 미리 내다보고, 그 끝을 예상한게 아닌가 싶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로 나뉘어 냉전시대를 거치고, 테러로 촉발된 이슬람, 기독교, 중화사상의 대립 한 가운데 또 남, 녀 젠더를 가르는 논란 속에 만약 사회가 손쉬운 해결 책인, 그러한 논란을 모두 없애버리고자 한다면 닥치게 될 사회가 이 책의 사회가 아닐까?

결국 우리는 이러한 수많은 사상과, 철학과, 종교와, 문명과, 갖가지 인류를 구분짓는 다양성을 어떤 방식으로 타협하고 조율하고 조정해 나아갈 것인가가 숙제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2월 14일 목요일

[독서] 총균쇠 저자도 하버드 출신,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내가 이 블로그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유는 글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몇 년 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1월~2월 정도만 적극적으로 글을 쓰다가 항상 흐지부지 되면서 블로그는 방치되기를 반복했다.  새해가 되면 또 새해 목표를 세우고 또 한 두 달 글쓰기가 이어지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마음 한 구석에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요원하다.
사실 이책,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이런 상태에 있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에 내가 실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책이라도 읽으면서 글쓰기가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읽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대단한 문학작품을 쓸수 있게 해주거나 빼어난 문장을 구사하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좋은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하는 글의 골격을 제시한다.

좋은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골격을 이 책은 OREO Map 이라는 틀로 제시한다.  OREO는 Opinion, Reason, Example, Opinion/Offer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오레오 과자가 연상되며 기억에 쏙 남는다.

우선 글 전체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주장)를 가장 먼저 두괄식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이유를 밝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장을 다시한번 반복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안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내가 읽었던 책 중 유명한 "총, 균, 쇠"라는 책이 정확히 이런식으로 쓰여졌다.  책 전체가 여러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전개가 주장을 하고, 그 이유를 제시한 후 그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런 뒤 그래서 결국 앞서 주장한 내용이 사실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끝 맺는다.  "총, 균, 쇠"를 읽으면서 정말 단순한 구조를 매 장마다 반복하고 있음에도 알기 쉽고 잘 읽히게 글을 썼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글이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 얘기하는 OREO 기법으로 쓰여졌던 것이다.

지금 막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혹시 어느 학교 출신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다고 나온다.  아니 이런, 소름이 돋는다.  하버드 대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니.  더욱 OREO Map에 신뢰가 생긴다.

따라서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 Opinion만 제대로 갖고 있다면 이 책의 OREO Map에 따라 지금 당장 글쓰기를 시작해보라!  생각보다 읽을 만한 글이 탄생할 것이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무엇을 쓸지 생각해보라.  무엇을 쓸지만 정해졌다면 OREO Map에 따라 네 문장을 먼저 작성하고, 그 문장들을 확장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면 끝이다.  당장 해보자.

물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많이 써봐야 한다.  저자도 책에서 그렇게 조언한다.  좋은 틀을 갖추고, 더 좋은 문장력을 갖춘다면 완벽할 것이다.



※ 참고로 본 글도 OREO 맵에 근거해서 작성했다.  아래 내용을 먼저 작성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 Opinion : 이 책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 Reason : 왜냐하면 무엇을 쓸지 알면 논리 전개 방법의 틀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 Example :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도 도움이 되고, 읽었던 책 중 가장 논리적으로 보였던 "총, 균, 쇠"라는 책이 이런 식으로 쓰여졌다.  또한 이 글 자체가 그렇게 쓰여졌다.
  • Opinion/Offer : 글쓰기를 어려워 한다면 이 책을 읽고 바로 시작해보자.



2019년 2월 10일 일요일

[독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를 넘어 - 크리티컬 씽킹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크리티컬 씽킹(Critical Thinking)이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를 의미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비판적 사고 보다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

일본의 글로비스 MBA 과정에서 배우는 과목이라고 하는데 과연 MBA 교육과정 답게 책에는 무척 흥미로운 비즈니스 사례들이 많이 나오며 이 사례들을 이용하여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는 사고를 정리해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2부는 상황을 분석하는 사고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즉, 1부에서는 논리적인 사고에 더 초점을 두고 제안서나 보고서 등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2부는 이슈가 있을 때 해당 이슈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기 위한 현황 파악 방법과 이를 통해 인과관계를 유추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해서 함께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연습문제, 해설 형태로 구성되어 실습을 해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MBA 과정 교재로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


다양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법론 중 가장 효과적이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발췌하여 정리했다고 보면 되며, 저자도 몇 번을 강조하지만 완벽한 논리를 세우고, 완벽한 인과관계를 도출하려고 하기 보다는 의사결정의 속도가 빠른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빠르고 유연하지만 효과적인 논리 전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 뒤편에 보면 "매뉴얼화된 노하우로 누구나 쉽게 익힌다!" 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매뉴얼이라기 보다는 분석/생각의 틀(Frame)을 제시해주고 그 틀에 맞게 사고하면 되도록 도와 주는 정도다.

요즘 회사 일 때문에 이것 저것 고민할 것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독서] 잘난체하는 방법 -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내가 이 책을 왜 사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보통 이런 자기계발서는 서점에서 읽어버리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어쩐 일인지 이 책은 다른 책을 사면서 주워담고 말았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잘 안사는 이유는 예전에 나온 자기계발서가 재미있어서 닥치는 대로 읽다보니 어느순간 그 책이 그책이고,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어디서 읽은,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과 사례들이 저자가 주장하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게 보여야 한다"는 내용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은 일을 잘하지만 겸손한 사람보다는 일은 좀 못해도 능력있어 보이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사실을 각종 심리/사회학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능력을 표현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내가 워낙 자기계발서를 좋아하기에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에도 항상 몇 가지는 배울게 있기에 이 책에서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방식이 있어 공유한다.

 ● 좋은 소식은 기꺼이 직접 등장하라
 ● 나쁜 소식은 가능한 상대의 눈에 띄지 말고 굳이 직접 한다면 분노에 찬 태도로 전하라
 ● 장점 먼저, 단점은 나중에 말하고 두 번째 장점으로 말을 끝맺어라
 ● 당신 분야 전문가의 이상적인 모습, 판에 박힌 고정관념을 이용해라

그 밖에 너무 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대부분 다른 자기계발서에 있는 내용들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방법 등은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자기계발서를 평소에 잘 안읽는데 제목에 끌려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할 수 있으나 나 처럼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던 사람이라면, 서점에서 1장~3장, 8장만 훑어보면 될 것 같다.


■ 목차
 * Prologue 충분히 노력한 당신, 이젠 인정받아라
 * Chapter 1 능력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는 법
 * Chapter 2 의심 많은 상사도 나를 믿게 하는 법
 * Chapter 3 나의 장점만 떠오르게 만드는 법
 * Chapter 4 운과 재능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Chapter 5 마음을 훔치는 말하기 비법
 * Chapter 6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한 몸짓 사용법
 * Chapter 7 볼수록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비밀
 * Chapter 8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아우라’를 만드는 법
 * Epilogue 숨어 있던 능력, 마침내 빛을 발하다

[독서]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유발 하라리의 세번째 책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별 망설임 없이 사서 읽었다.  역시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감이 큰 독서 경험이었다.

기술적 도전, 정치적 도전, 절망과 희망, 진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5개의 큰 구성에 총 21가지 장을 둬서 급변하는 현실이 투영하는 미래(약 2050년)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유발 하라리의 견해를 밝힌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약 30년 후인 2050년을 구체적으로 머리속에 그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렇게 하니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닌, 그렇다고 너무 쉽게 예측 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도 아닌, 딱 현재 태어나는 세대가 성인이 되어 자녀를 가지는 시점을 산정하여 이야기하고 있어 책 내용어 더 몰입이 된다.

책 내용은 다른 후기 등을 읽으면 되니 나는 책 내용 보다는 책이 쓰여진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해보겠다.  유발 하라리는 각 장의 제목을 정확히 한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  각 장에서는 해당 단어의 주제를 정의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역사적이거나 (저자가 역사학자라 그런가?) 과학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그 주제를 단위 요소들로 해체한다.  그리고 그 단위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그 요소들을 다시 통합한다.  그리고 그렇게 통합된 개념을 다시 정의내리고 자신의 견해를 덧 붙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거나, 유념해야 할 내용을 공유한다.  재미있는 것은 각 장의 마지막 문장은 항상 다음 장의 목차 제목의 단어를 이용하여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얼핏보면 전혀 무관한, 단어로 이어진 장들이 나름대로 연결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며 전체 이야기가 풀려간다.

예전에 「총, 균, 쇠」를 읽을 때도 각 장이 쓰여진 방식이 너무 비슷하게 논리적으로 작성되어 신기했는데 이번에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마찬가지 경험을 하게 되어 저자들이 두꺼운 책 (긴 이야기)을 서술 할 때 나름대로의 반복적인 규칙이나 로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 흐름을 타게 되면 긴 책도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도 무척 두꺼웠지만 하루 날잡아 읽기 시작해서 꼬박 하루 동안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든 생각이 유발 하라리가 과연 이 책을 왜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책의 뒷 부분의 참고문헌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을 쓰기 위해 어마어마한 조사를 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저자가 통찰력있게 세상을 본 내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근질근질해 한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사람(인류)에 대한 애정이 느껴 졌다.  물론 인류의 멍청함과 이기심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긴 하지만 말이다.

여튼 책을 읽으면서 유발 하라리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로 든 내 개인적인 생각은 "지식인의 책무" 같았다.  저자와 같은 지식인은 자신이 본 미래를 어떤 식으로든 일반 대중에게 알려줘야 하는게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노암 촘스키의 「지식인의 책무」가 갑자기 땡긴다.  조만간 읽을 책으로 책장에서 꺼내 두어야겠다.

[독서] 데이터를 철학하다 - 빅데이터 시대의 근본적 고민

이 책의 부제는 "어떻게 데이터는 지혜가 되는가"이다.  사실 이 책을 읽자고 생각했던 이유 자체가 이 부제 때문이었다.  데이터 자체는 의미 없는 자료의 나열이고, 이러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면 정보가 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인가?  이러한 정보들을 통찰력 있게 분석하여 여기서 도출되는 의미를 향후 나의 의사결정에 활용 할 수 있다면 이것이 지혜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도 빅데이터와 관련이 깊다.  정보보안 업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며,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지만 막연하게 수 많은 보안 관련된 로그(log) 파일들을 다 때려 넣고, 분석하여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최근에 회사에서도 빅데이터 분석 관련 학습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이 책을 읽을 때 내용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책의 앞 부분은 데이터가 무엇인지, 정보란 무엇인지, 이것을 분석하는 것은 과연 객관성을 띄는 것인지에 대해서 철학한다.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뽑아내는 과정은 결국 분석하는 사람의 "관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가 객관적이라고 해서 거기서 도출되는 정보 자체가 객관적일 것이라고 믿는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보의 가치, 데이터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앞으로 세상에서 정보의 가치는 어떤 식으로 형성이 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특히 정보/데이터의 가치는 그 정보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느정도로 필요한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특정 가격을 매기기는 어렵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했다.

책 자체의 시도는 좋았던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데이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적인 화두들을 많이 던져준다.  그리고 그러한 화두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저자의 정치적인 편항이 많이 드러나서 나를 상당히 불편하게 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저자는 보수적인 편으로 보인다.  왜냐고?  초반의 광우병 소고기 집회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별로 못느꼈지만 뒷 부분으로 넘어가며 현재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전혀 그러한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갑자기 그런 주장이 튀어나오는게 당혹스러웠을 정도다.)

소득주도 성장이 불가능한 이유를 무한동력과 비교하여 제시를 하는데 책 내용을 한 번 살펴보자.

"주류 경제학자 대부분은 성장을 소득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성장을 통해 확대된 부가 가치가 소득 증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 주도 성장을 주장하는 측은 경제의 순환 구조로 그 원리를 설명한다.  즉 소득 증가는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투자를 증가시키며, 투자 증가는 일자리를 증가시킴으로써 다시 소득 증가로 선순환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떠한가?  전기차의 배터리는 전기 모터를 구동시킨다.  전기 모터가 구동해 차가 굴러가면 여기에 발전기를 연결한다.  그러면 발전기에서 전기가 만들어지고, 그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면 완벽한 무동력 전기차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무동력 전기차가 현실에 존재할 수 없음을 안다.  무동력 전기차는 열역한 제1법칙, 즉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된다."

경제 현상을 과학 현상과 비교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자주 이런 오류를 범하곤하는데 이는 경제학이 수학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믿는데서 온다.  물론 경제학이 그간 수 많은 노력을 통해 경제/사회적인 현상을 이론화 시키고 그러한 이론은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거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열역학 제1법칙과 비교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허점은 경제 순환 구조에서도 부가 가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본다.

또한 책의 뒷 부분에서는 자연 생태계와 경제 사회 생태계를 논의하며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최고의 지능으로 추켜세운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시각이 드러난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우려를 표명하며 앞으로 사람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여튼, 책 자체는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줘서 마음에 들지만 아주 일부분에서 저자가 스스로의 정치적, 사회적 견해를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양 들이밀어서 불편했다.  나를 더욱 불편하게 한 것은 이러한 개인적인 견해들을 분명하게 자신의 견해라고 밝혔다면 괜찮았을 텐데 책 내용 곳곳에 마치 사실인 것 처럼 서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독자가 스스로 충분히 걸러가며 읽을 수 있다면 지금,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더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많은 식견을 제시하는 책이다.




[독서] 기획의 정석 - 그분을 생각하자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보고서 작성을 할 기회가 많다.  그렇게 수많은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깨지고, 또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직장 상사("그분")와 눈 높이를 맞추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그분의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눈 뜨게 된다.

하지만 그 깨지고 깨지는 시간은 정말이지 가능하면 겪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사회 초년생일 때 읽었다면 깨지고 깨지던, 그 지루했던 시간이 훨씬 단축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 제목은 기획의 정석이지만, 내용은 꼭 기획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실 기획이라는 업무가 온전히 별도의 업무로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업무 곳곳에 녹아있기도 하기 때문에 보고서, 업무 이메일, 회의록, 주간보고, 이슈보고, 종료보고 작성 등 내가 매일 매일 겪는 일상 업무에 책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기획을 잘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이면서,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나는 해낼 수 있다 등 자기 암시의 효과를 알려주는, 「시크릿」을 연상하게 하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급하는 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며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져야 하는 마음 자세, 멘탈 측면에서 저자의 조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론은 "그분"의 눈 높이에 맞춰서 "그분"이 원하는 것을 제공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한 사고 방법, 논리 전개 방법, 표현 방법을 알려준다.

Why, What, How, If로 구성된 4MAT이 가장 핵심이며 각각을 상세하게 도출, 구현하기 위한 안내가 이어지는 장에서 설명된다.  실제 이 책의 4장인 Drawing에서 설명하는 도식화 하기는 이 책을 읽은 직후 현재 고민하고 있는 업무에 적용을 해봤는데 문제에 접근하는 도구로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다.  하지만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 처럼, 이처럼 훌륭한 도구들이 있더라도 그 틀에 들어가는 내용은 결국 작성하는 사람의 Insight (통찰력)에 달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훌륭한 도구를 이용하여 기획서 초안을 작성했음에도 나는 "그 분"께 엄청 깨졌었다.)


[4장 Drawing : 도식화 하기]



■ 책의 목차:

1. Focus / 근본적으로 중요한 게 뭘까
2. 4MAT /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을까
3. Why /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4. Drawing / 도무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면
5. Definition / 문제가 날카로워야 해결책도 빛이 난다
6. Dividing / 쪼갤수록 답이 보인다
7. Concept / 됐고, 한마디로 뭐야
8. Action plan /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진다면
9. Expectation effect / 그래서 뭐 어쨌다고
10. Storytelling / 뇌에 꽂히게 말해봐


2019년 1월 13일 일요일

[독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제목: 수학이 필요한 순간
부제: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저자: 김민형

솔직히 제목보다는 부제에 끌려서 산 책이다.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 수렴한다고 했던가?  인문학의 정점은 철학이고, 이공계의 정점은 수학이라 들었다.  그리고 그 학문은 서로 통한다고 들었다.  과연 그 말이 맞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수학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수학게 접할 수 있게, 그리고 더 나아가서 수학은 결국 삶을 사고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과연 그 목적을 이루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안하지만 조금은 실패한 것 같다.  책의 시작은 좋다.  "수학은 무엇인가?", "역사를 바꾼 3가지 수학적 발견", "확률론의 선과 악"에서는 아주 쉽게 수학이 이 세상에서 가지는 위치가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한다.  대화 형식으로 쓰여져서 마치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과 같이 제자가 스승에게 질의 응답을 하는 형태로 쓰여졌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는 쉽게 주제에 접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수학에 대해 다른 학문과 엮여서 설명이 되기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런데 뒤로 갈 수록, 그 대화를 하는 제자가 더 이상 나를 대변하는 제자가 아닌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마치 이미 대본을 써 놓은 듯, 나였다면 하지 못했을 질문들을 하기 시작하며 괴리감이 느껴져간다.  마치 학부생이 아닌, 석사 아니, 박사 과정의 제자와 함께 대화를 하면서 독자인 나는 살짝 뒤로 밀려나고 나 보다 더 뛰어난 두 사람의 대화를 그냥 옆에서 듣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수학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물리학, 생물학, 철학, 심지어 정치까지 이어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지적인 충족감을 만족시킨다.  하지만 그것도 계속 수식과 논리학으로 이어지면 나의 정신은 점점 책에서 가출한다.  책을 읽고 있지만 정신은 다른데로 팔리는데 이것이 책이 의도한 바라면 칭찬을 하겠지만 다른 곳으로 정신이 팔리는게 어릴 적 수학을 배우면서 머얼리, 정신이 팔리는 것과 다르지 않아 책의 후반부는 조금은 아쉽다.

저자가 목표한 것 처럼, 쉽게 수학, 아니 수학적 사고방식을 전달하고자 했다면 뒷 부분에서 조금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보다 더 쉽게 풀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수학을 왜 내가 공부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결국 모든 학문은 수학적으로 증명해야 그 학문이 견고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결국, 수학은 내가 무슨 학문을 하든, 그 학문이 범용적으로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해 보인다.  그것이 경제가 되었든, 정치가 되었든 말이다.



2019년 1월 6일 일요일

[독서]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분석의 힘」

올해 첫 독서로 고른 책은 이토 고이치로의 「데이터 분석의 힘」이라는 책이다.  빅데이터가 유행하면서 수 많은 데이터 분석 책이 나왔는데 내가 이 책을 골랐던 이유는 이 책의 부제 때문이었다.  "그 많은 숫자들은 어떻게 전략이 되는가"  요즘 회사에서 새로운 솔루션 기획을 하며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이 있던 터라 한번 읽어보자는 가벼운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이책의 장점이자 저자가 밝힌 목표는 수식 없이 데이터 분석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이다.  데이터 분석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통계적 분석 기법이며, 이 통계적 분석을 위해서는 아주 간단하게라도 수학 공식이 따라오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거의 공식이 등장하지 않는다.  공식이 나오더라도 X가 Y에 비례한다 정도로 언급되기 때문에 숫자나 공식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사례를 분석할 때 왜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알고 싶을 수 있지만 그 수준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다행이 저자가 책 뒷쪽에 부록으로 "더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참고도서" 정도는 제시하고 있어서 더 궁금한 사람들은 그 책들을 참고하면 되지만, 솔직히 추천 하는 책들은 거의 논문 수준이거나 대학교 교재 같은 책들이라 조금 아쉽다.


본문의 내용은 크게 데이터 분석 기법 중 "인과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반드시 그것이 "인과관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매우 강조하며 이러한 "상관관계"가 "인과관계"가 되기 위한 조건이나 분석 방법을 말해준다.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분석, RD디자인(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 집군분석(Bunching Analysis), 패널 데이터 분석(Panel Data Method)를 한 장(Chapter)씩 할애하여 설명한다.  각 장에서는 실제 저자가 참여했던 데이터 분석 사례들을 제시하고 어떤 식으로 분석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해당 분석 기법의 장점과 제약사항, 단점을 설명하는 패턴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작년에 회사 내부 MBA 과정 중 하나였던 마케팅 분석에서 배운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MBA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은 기본적인 내용 보다는 갑자기 분석으로 넘어가버려 내가 분석을 배우면서도 왜 이런식으로 분석을 해야하는지 내 나름대로 깨우쳐야 했는데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더 쉽게 접근하고, 더 쉽게 이해하고 더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결국은 데이터를 수집할 때 어떠한 데이터를 수집하느냐 부터 출발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가 명확하게 들어나있지 않으면 시작부터 잘못 될 수 있기에 초기에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참고로 이런식으로 무언가 새로운 기술, 또는 기존에 있던 기술이라도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접근하는 책들을 보면 대부분 저자가 일본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기초과학 분야에서 이런 시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조금 더 저변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9년 1월 3일 목요일

AWS 자격증 공부로 인한 세뇌


아직 AWS Security 자격증 후기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그 전에 공부하면서 느꼈던 다른 생각을 잠시 공유해본다.  처음에는 업무상 요즘 클라우드 보안과 관련된 요구가 많아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기왕에 공부하는거 뭔가 남기기라도 하자라는 생각으로 자격증 공부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공부를 하다가 어느날 문득 업무 회의 중 나도 모르게 AWS 입장을 내가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니!  내가 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자격증 준비가 나의 생각과 사상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던것이다!  (이걸 느끼고 살짝 소름이 돋았다.)

이 기법(?)을 외국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특히 플랫폼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의 플랫폼에 많은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고, 자신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  플랫폼을 가진 기업은 그 기업 자체가 모든 기능을 최종 고격에게 제공하기 어려우므로 3rd Party 들이 가능한 많이 참여해야만 한다.  많은 고객이 확보되면 그 고객을 타겟으로 하는 3rd Party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그러한 제품들이 많은 곳으로 더 많은 고객이 모여들고, 이런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이런 선순환을 가져가기 위해 3rd Party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쉽게 적응하고 그들 만의 Value Chain, 즉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고, 그 교육 체계를 조금 더 세련되게 다듬은게 자격증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격증 제도로 3rd Party 들이 플랫폼 소유자와 무관하게 그들만의 Value Chain을 그 플랫폼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자격증 제도는 그것 자체로 돈도 벌 수 있다!  물론 수익보다는 그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기는 하겠지만)

그런데 이런 자격증 제도와 나의 AWS에 대한 사상의 변화가 무슨 상관일까?  예를 들면, AWS 자격증 시험 내용 중 매우 중요한 영역 중에 하나가 AWS와 고객의 책임 소재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내용은 AWS Cloud Practitioner 자격증 뿐만 아니라 AWS Security Specialty 자격증 시험에도 출제가 되는 내용이다.  흔히 "Shared Responsibility Model" (공유 책임 모델)로 표현되는데 어디까지가 AWS의 책임이고, 어디까지가 고객의 책임인지를 반복해서 학습시킨다.

나는 분명 고객의 입장임에도, 자격증 공부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아, 여기까지는 AWS의 책임은 아니지, 그렇고 말고"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AWS 편인 사람이 한 명 더 탄생하게 되는거다.  그것도 적진 한 가운데 내 편이 떡하니 생기는 것과 다름 없다.

그리고 Security 자격 시험에서는 반복적으로 기밀정보, 핵심비밀, 민감한 정보를 AWS에 올려서 서비스를 할 때 보호대책들에 대해서 묻곤 하는데, 이는 여태까지 국내외에서 Public Cloud 서비스를 꺼려했던 이유중 가장 큰 이유인 기업 밖으로 중요정보를 전송하는, 즉 퍼블릭 클라우드에 기업정보를 이전하는데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아예 없는 샘 치고, 한 단계를 건너 뛰어서 이미 AWS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보호대책들을 제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학습하고 공부한 사람은 AWS의 보호대책 틀 안에서 사고를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보안 수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냐? 이 고민을 AWS 서비스를 이용해서 어떻게 구현 할 것인가로 조금 더 좁혀진 시야로 바라보게 된다.

여튼 이렇게 내 사고의 전환 과정을 실제 느껴보니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뭐 기왕 이렇게 된거 그냥 AWS에 다 맡겨버리면 편하겠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불과 몇 개월 사이에 Public Cloud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그 사상을 학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플랫폼을 다루는 기업이 국내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 네이버 등 메이저 포탈 사들이 있고 실제 네이버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관련 자격증도 있긴 있다.  (https://www.ncloud.com/support/certExam 아직 오픈 전이며 19년 초에 오픈 예정이라고 함)  하지만 그 플랫폼 생태계를 꾸려나가는데 있어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답은 쉽다.  해당 플랫폼에서 대박나는 3rd Party 제품이 있으면 된다.  아주 머언 옛날, 카카오 게임에서 대박을 쳤던 "드래곤 플라이트"라는 게임이 출시된 후 그 게임이 카카오 게임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그 대박 소문 뒤에 카카오 게임에서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게임 개발사 & 개발자들은 카카오 게임 플랫폼으로 몰려 갔었다.  (이는 아이폰 출시 후 앱스토에서 대박을 터트린 앱들 덕분에 수 많은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로 달려간것과 같다.)

글이 좀 옆길로 새긴 했는데, 결론은 외국 기업의 플랫폼 생태계 전략은 두렵다 정도로 마무리 하겠다.


2019년 1월 1일 화요일

2018년 책 읽기 정리

올해는 전체적으로 60권 책읽기 목표는 달성했다.  과거에는 매년 100권씩 읽기를 목표로 세우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다가 2018년은 현실적인 목표로 매달 5권씩, 12개월 동안 5 * 12 = 60 권 읽기로 목표를 하향 조절했었다.


※ 책읽기 앱은 "책꽂이+"


그런데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매달 5권 씩 꾸준히 읽을 생각이었는데 연 초에 생각보다 많이 읽기 시작해서 60권 초과 달성을 당연시하다보니 연말에 가서 마음이 풀어졌는지 10월, 11월에는 단 한권도 읽지 못했다.

물론 회사 업무가 그 때 조금 집중되어 있긴 했지만 아예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줄이야...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여름 휴가 때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 정도로 위안을 삼아본다.


2019년에는 수량 측면에서는 이정도 목표(60권)를 유지하고 대신 책을 읽고 그 책이 나에게 정말 스며들도록 독후감을 쓰던지, 리뷰를 작성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책을 읽기 전과 후를 비교하는 글을 쓰던지 해서 조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겠다.

책 정리의 기술?  관련하여 많은 글들을 읽어 보았지만 중요한건 실천이라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아보는 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