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1일 화요일

2월, 3월 읽은 책들

좀 늦었다.  워낙 바쁜척 하느라 2월 읽었던 책을 지금에서야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올해 초 세웠던 목표가 월 5권 읽기였다.  다행이 아직까지는 목표를 만족시키고 있다.  우선 읽은 책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2월 읽은 책들]

  • 코스모스, 칼 세이건
  • 은하영웅전설 9, 10, 다나카 요시키
  • 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 천일야화 1, 2, 앙투안 갈랑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3월 읽은 책들]

  • 천일야화 3, 앙투안 갈랑
  • IT 거버넌스 -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한 IT 전략, 스티븐 로메로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 - 엘세 가지 수수께끼, 애거서 크리스티
  • 아웃씽커스 - 경쟁의 차원을 뛰어넘은 자, 카이한 크리펜도프
  • 사물인터넷 디자인의 원칙, 하킴 카시말리 외


우선 기억에 남는건, 2월 부터 아주 옛날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를 읽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에라자드라는 독특한 이름의 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매력에 빠져들고 싶었다.  예전에 읽었으면 몰랐을, 아랍국가 특유의 문화적 배경들에 대해 이해하며 읽을 수 있으니 더 흥미롭게 읽게 되는 것 같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정말 감탄하면서 읽었다.  별도로 독서 감상문을 작성하다가 도저히 글로 모두 표현이 되지 않아 임시보관함에 미완인채로 남겨져 있다.  우리가 최근들어 흔히 말하는 (사실 이미 유행이 지나간듯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와 "통섭"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해준 책이다.  과학적 사실들을 이렇듯 아름다운 글과 사상으로 써내려갈 수 있다니 읽는 내내 마음과 머리가 즐거워지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가면 산장 살인 사건이야 전에 글에서 지방 출장 중에 읽어버린 책이라고 언급이 되었으니 넘어가고,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사실 별로 읽고 싶지 않았으나 어머니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데다가 책도 어머니가 자신이 읽던 것을 그냥 주겠다고 하셔서 들고와 읽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동생 책을 마음대로 주신거였다.  다시 갖다주기로 했다.)  베스트셀러에 있으면 괜히 읽기 싫은 그런 책이었으나, 역시 베스트셀러 답게 읽기 시작하니 흥미진진하게 읽어버릴 수 밖에 없던 책이다.

IT 거버넌스는 뭔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서 조금 더 큰 그림을 보고 싶어서 고른 책이였으나, 번역이 뭐랄까 전혀 IT 스럽지 않은 번역이어서 당혹스러웠다.  일부러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Best Practice를 "최고의 관행"으로 번역하지를 않나, EA (Enterprise Architecture)를 "회사구조"라고 하지 않나...  게다가 문장 자체가 전부 "습니다."로 끝나는 책이어서 단조롭고 지겨워 읽는 내내 내용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책이었다.  사실 내용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책인 것 같은데 내용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 주변 요인들 때문에 안타까운 책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아, 적다 보니 책들을 일일이 감상문을 쓰기 귀찮아 여기다 몰아서 쓰는 기분이 들고 있다.  살짝 자제하고, 결국 1월, 2월, 3월은 모두 5권 이상씩 읽는 목표는 달성했다.  3월이 특히 어려웠지만 그래도 계속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던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우리회사 임직원 복리후생 중에 복지포인트 제도라는 것이 있다.  1년에 특정 포인트 만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보통 나는 책을 많이 사보는 편이다.  그 포인트가 3월 말에 초기화가 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모두 다 소진해야 하는 덕분에 최근 일주일간 지른 책들이 좀 많다.  실제 책으로도 그렇고 전자책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4월은 새로 지른 책들 중 어떤 것 부터 읽을지 살짝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지른책들~


저 위의 책들 중 "권력의 종말"은..  정말 아무생각 없이 리디북스의 전자책으로도 샀다.  내가 정말 사고 싶었었나보다.  그것도 다 사고 나서 오늘에서야 알아 차렸다.  흑흑...





2015년 3월 29일 일요일

반성

무려 1개월 전에 글을 올린 후 단 하나의 글도 올리지 못했다.

무언가 변명거리가 있긴 하지만 조금 구차할 것도 같다.  뜬금 없이 블로그에 반성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냥 스스로에 대한 마음 가짐의 변화를 남겨둬야 하지 않나 싶어서이다.

더 길게 말해 무엇하리, 나의 행동을 변화시켜 직접 보여주는 것만이 반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포레스트 검프

너무 여기 저기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오히려 별로 읽고 싶지 않았던 책 중 하나.  사실 이런 쓸데 없는 치기 때문에 좋은 책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먼저 보지 않으면 아예 무시해버리려고 하는 나의 나쁜 습관 중 하나이다.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3년 07월


베스트셀러에 한참 머무르고 있는 만큼 재미는 보장하고 있는 책이다.  한 노인이 자신의 100세 생일파티에서 도망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노인이 창문 밖으로 도망친 이후의 이야기와 노인의 어린 시절 부터 현재까지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이야기가 교차되며 마지막 까지 이어진다.  즉, 가장 마지막 장에 가서는 노인의 현재 시점과 과거의 이야기들이 만나는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다.  하지만 그 황당무계함이 너무나 유쾌하게 진행되고 역사적 사실들이 노인의 이야기와 어울어지며 하나의 그럴듯한 소설로 탄생했다.  포레스트 검프가 자신이 의도하지 않게 역사에 개입하여 흐름을 바꾸었든, 100세 노인도 젋은 시절부터 살아오면서 상당히 많은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고 그 흐름을 변화시키는 숨은 주역 중 하나로 묘사된다.  하지만 노인은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  다만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 처럼 아래 대사가 노인의 인생을 꿰뚫고 있는 철학이 아닐까 싶다.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