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4일 목요일

[독서] 총균쇠 저자도 하버드 출신,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내가 이 블로그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유는 글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몇 년 전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1월~2월 정도만 적극적으로 글을 쓰다가 항상 흐지부지 되면서 블로그는 방치되기를 반복했다.  새해가 되면 또 새해 목표를 세우고 또 한 두 달 글쓰기가 이어지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마음 한 구석에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요원하다.
사실 이책,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이런 상태에 있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에 내가 실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책이라도 읽으면서 글쓰기가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읽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대단한 문학작품을 쓸수 있게 해주거나 빼어난 문장을 구사하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좋은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하는 글의 골격을 제시한다.

좋은 글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골격을 이 책은 OREO Map 이라는 틀로 제시한다.  OREO는 Opinion, Reason, Example, Opinion/Offer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오레오 과자가 연상되며 기억에 쏙 남는다.

우선 글 전체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주장)를 가장 먼저 두괄식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이유를 밝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장을 다시한번 반복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안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내가 읽었던 책 중 유명한 "총, 균, 쇠"라는 책이 정확히 이런식으로 쓰여졌다.  책 전체가 여러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전개가 주장을 하고, 그 이유를 제시한 후 그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런 뒤 그래서 결국 앞서 주장한 내용이 사실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끝 맺는다.  "총, 균, 쇠"를 읽으면서 정말 단순한 구조를 매 장마다 반복하고 있음에도 알기 쉽고 잘 읽히게 글을 썼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글이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에서 얘기하는 OREO 기법으로 쓰여졌던 것이다.

지금 막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총, 균, 쇠"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혹시 어느 학교 출신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다고 나온다.  아니 이런, 소름이 돋는다.  하버드 대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니.  더욱 OREO Map에 신뢰가 생긴다.

따라서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 Opinion만 제대로 갖고 있다면 이 책의 OREO Map에 따라 지금 당장 글쓰기를 시작해보라!  생각보다 읽을 만한 글이 탄생할 것이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무엇을 쓸지 생각해보라.  무엇을 쓸지만 정해졌다면 OREO Map에 따라 네 문장을 먼저 작성하고, 그 문장들을 확장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면 끝이다.  당장 해보자.

물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많이 써봐야 한다.  저자도 책에서 그렇게 조언한다.  좋은 틀을 갖추고, 더 좋은 문장력을 갖춘다면 완벽할 것이다.



※ 참고로 본 글도 OREO 맵에 근거해서 작성했다.  아래 내용을 먼저 작성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 Opinion : 이 책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 Reason : 왜냐하면 무엇을 쓸지 알면 논리 전개 방법의 틀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 Example :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도 도움이 되고, 읽었던 책 중 가장 논리적으로 보였던 "총, 균, 쇠"라는 책이 이런 식으로 쓰여졌다.  또한 이 글 자체가 그렇게 쓰여졌다.
  • Opinion/Offer : 글쓰기를 어려워 한다면 이 책을 읽고 바로 시작해보자.



2019년 2월 10일 일요일

[독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를 넘어 - 크리티컬 씽킹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크리티컬 씽킹(Critical Thinking)이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를 의미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비판적 사고 보다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

일본의 글로비스 MBA 과정에서 배우는 과목이라고 하는데 과연 MBA 교육과정 답게 책에는 무척 흥미로운 비즈니스 사례들이 많이 나오며 이 사례들을 이용하여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누어지는데 1부는 사고를 정리해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2부는 상황을 분석하는 사고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즉, 1부에서는 논리적인 사고에 더 초점을 두고 제안서나 보고서 등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2부는 이슈가 있을 때 해당 이슈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기 위한 현황 파악 방법과 이를 통해 인과관계를 유추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해서 함께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연습문제, 해설 형태로 구성되어 실습을 해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MBA 과정 교재로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


다양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법론 중 가장 효과적이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발췌하여 정리했다고 보면 되며, 저자도 몇 번을 강조하지만 완벽한 논리를 세우고, 완벽한 인과관계를 도출하려고 하기 보다는 의사결정의 속도가 빠른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빠르고 유연하지만 효과적인 논리 전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 뒤편에 보면 "매뉴얼화된 노하우로 누구나 쉽게 익힌다!" 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매뉴얼이라기 보다는 분석/생각의 틀(Frame)을 제시해주고 그 틀에 맞게 사고하면 되도록 도와 주는 정도다.

요즘 회사 일 때문에 이것 저것 고민할 것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독서] 잘난체하는 방법 -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내가 이 책을 왜 사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다.  보통 이런 자기계발서는 서점에서 읽어버리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 어쩐 일인지 이 책은 다른 책을 사면서 주워담고 말았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잘 안사는 이유는 예전에 나온 자기계발서가 재미있어서 닥치는 대로 읽다보니 어느순간 그 책이 그책이고,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어디서 읽은,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과 사례들이 저자가 주장하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게 보여야 한다"는 내용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은 일을 잘하지만 겸손한 사람보다는 일은 좀 못해도 능력있어 보이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사실을 각종 심리/사회학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능력을 표현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내가 워낙 자기계발서를 좋아하기에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에도 항상 몇 가지는 배울게 있기에 이 책에서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방식이 있어 공유한다.

 ● 좋은 소식은 기꺼이 직접 등장하라
 ● 나쁜 소식은 가능한 상대의 눈에 띄지 말고 굳이 직접 한다면 분노에 찬 태도로 전하라
 ● 장점 먼저, 단점은 나중에 말하고 두 번째 장점으로 말을 끝맺어라
 ● 당신 분야 전문가의 이상적인 모습, 판에 박힌 고정관념을 이용해라

그 밖에 너무 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대부분 다른 자기계발서에 있는 내용들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방법 등은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자기계발서를 평소에 잘 안읽는데 제목에 끌려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할 수 있으나 나 처럼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던 사람이라면, 서점에서 1장~3장, 8장만 훑어보면 될 것 같다.


■ 목차
 * Prologue 충분히 노력한 당신, 이젠 인정받아라
 * Chapter 1 능력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는 법
 * Chapter 2 의심 많은 상사도 나를 믿게 하는 법
 * Chapter 3 나의 장점만 떠오르게 만드는 법
 * Chapter 4 운과 재능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Chapter 5 마음을 훔치는 말하기 비법
 * Chapter 6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한 몸짓 사용법
 * Chapter 7 볼수록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비밀
 * Chapter 8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아우라’를 만드는 법
 * Epilogue 숨어 있던 능력, 마침내 빛을 발하다

[독서]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유발 하라리의 세번째 책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별 망설임 없이 사서 읽었다.  역시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감이 큰 독서 경험이었다.

기술적 도전, 정치적 도전, 절망과 희망, 진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5개의 큰 구성에 총 21가지 장을 둬서 급변하는 현실이 투영하는 미래(약 2050년)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유발 하라리의 견해를 밝힌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약 30년 후인 2050년을 구체적으로 머리속에 그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렇게 하니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닌, 그렇다고 너무 쉽게 예측 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도 아닌, 딱 현재 태어나는 세대가 성인이 되어 자녀를 가지는 시점을 산정하여 이야기하고 있어 책 내용어 더 몰입이 된다.

책 내용은 다른 후기 등을 읽으면 되니 나는 책 내용 보다는 책이 쓰여진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해보겠다.  유발 하라리는 각 장의 제목을 정확히 한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  각 장에서는 해당 단어의 주제를 정의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역사적이거나 (저자가 역사학자라 그런가?) 과학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그 주제를 단위 요소들로 해체한다.  그리고 그 단위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그 요소들을 다시 통합한다.  그리고 그렇게 통합된 개념을 다시 정의내리고 자신의 견해를 덧 붙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거나, 유념해야 할 내용을 공유한다.  재미있는 것은 각 장의 마지막 문장은 항상 다음 장의 목차 제목의 단어를 이용하여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얼핏보면 전혀 무관한, 단어로 이어진 장들이 나름대로 연결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며 전체 이야기가 풀려간다.

예전에 「총, 균, 쇠」를 읽을 때도 각 장이 쓰여진 방식이 너무 비슷하게 논리적으로 작성되어 신기했는데 이번에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마찬가지 경험을 하게 되어 저자들이 두꺼운 책 (긴 이야기)을 서술 할 때 나름대로의 반복적인 규칙이나 로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 흐름을 타게 되면 긴 책도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도 무척 두꺼웠지만 하루 날잡아 읽기 시작해서 꼬박 하루 동안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든 생각이 유발 하라리가 과연 이 책을 왜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책의 뒷 부분의 참고문헌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을 쓰기 위해 어마어마한 조사를 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저자가 통찰력있게 세상을 본 내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근질근질해 한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사람(인류)에 대한 애정이 느껴 졌다.  물론 인류의 멍청함과 이기심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긴 하지만 말이다.

여튼 책을 읽으면서 유발 하라리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로 든 내 개인적인 생각은 "지식인의 책무" 같았다.  저자와 같은 지식인은 자신이 본 미래를 어떤 식으로든 일반 대중에게 알려줘야 하는게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노암 촘스키의 「지식인의 책무」가 갑자기 땡긴다.  조만간 읽을 책으로 책장에서 꺼내 두어야겠다.

[독서] 데이터를 철학하다 - 빅데이터 시대의 근본적 고민

이 책의 부제는 "어떻게 데이터는 지혜가 되는가"이다.  사실 이 책을 읽자고 생각했던 이유 자체가 이 부제 때문이었다.  데이터 자체는 의미 없는 자료의 나열이고, 이러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면 정보가 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인가?  이러한 정보들을 통찰력 있게 분석하여 여기서 도출되는 의미를 향후 나의 의사결정에 활용 할 수 있다면 이것이 지혜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도 빅데이터와 관련이 깊다.  정보보안 업무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며, 아직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지만 막연하게 수 많은 보안 관련된 로그(log) 파일들을 다 때려 넣고, 분석하여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최근에 회사에서도 빅데이터 분석 관련 학습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이 책을 읽을 때 내용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책의 앞 부분은 데이터가 무엇인지, 정보란 무엇인지, 이것을 분석하는 것은 과연 객관성을 띄는 것인지에 대해서 철학한다.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뽑아내는 과정은 결국 분석하는 사람의 "관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가 객관적이라고 해서 거기서 도출되는 정보 자체가 객관적일 것이라고 믿는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보의 가치, 데이터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앞으로 세상에서 정보의 가치는 어떤 식으로 형성이 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특히 정보/데이터의 가치는 그 정보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느정도로 필요한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특정 가격을 매기기는 어렵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했다.

책 자체의 시도는 좋았던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데이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적인 화두들을 많이 던져준다.  그리고 그러한 화두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저자의 정치적인 편항이 많이 드러나서 나를 상당히 불편하게 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저자는 보수적인 편으로 보인다.  왜냐고?  초반의 광우병 소고기 집회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별로 못느꼈지만 뒷 부분으로 넘어가며 현재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전혀 그러한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갑자기 그런 주장이 튀어나오는게 당혹스러웠을 정도다.)

소득주도 성장이 불가능한 이유를 무한동력과 비교하여 제시를 하는데 책 내용을 한 번 살펴보자.

"주류 경제학자 대부분은 성장을 소득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성장을 통해 확대된 부가 가치가 소득 증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 주도 성장을 주장하는 측은 경제의 순환 구조로 그 원리를 설명한다.  즉 소득 증가는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투자를 증가시키며, 투자 증가는 일자리를 증가시킴으로써 다시 소득 증가로 선순환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떠한가?  전기차의 배터리는 전기 모터를 구동시킨다.  전기 모터가 구동해 차가 굴러가면 여기에 발전기를 연결한다.  그러면 발전기에서 전기가 만들어지고, 그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면 완벽한 무동력 전기차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무동력 전기차가 현실에 존재할 수 없음을 안다.  무동력 전기차는 열역한 제1법칙, 즉 에너지 보존 법칙에 위배된다."

경제 현상을 과학 현상과 비교한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자주 이런 오류를 범하곤하는데 이는 경제학이 수학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믿는데서 온다.  물론 경제학이 그간 수 많은 노력을 통해 경제/사회적인 현상을 이론화 시키고 그러한 이론은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거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열역학 제1법칙과 비교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허점은 경제 순환 구조에서도 부가 가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본다.

또한 책의 뒷 부분에서는 자연 생태계와 경제 사회 생태계를 논의하며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최고의 지능으로 추켜세운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시각이 드러난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우려를 표명하며 앞으로 사람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여튼, 책 자체는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줘서 마음에 들지만 아주 일부분에서 저자가 스스로의 정치적, 사회적 견해를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양 들이밀어서 불편했다.  나를 더욱 불편하게 한 것은 이러한 개인적인 견해들을 분명하게 자신의 견해라고 밝혔다면 괜찮았을 텐데 책 내용 곳곳에 마치 사실인 것 처럼 서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독자가 스스로 충분히 걸러가며 읽을 수 있다면 지금,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가 더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많은 식견을 제시하는 책이다.




[독서] 기획의 정석 - 그분을 생각하자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보고서 작성을 할 기회가 많다.  그렇게 수많은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깨지고, 또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직장 상사("그분")와 눈 높이를 맞추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그분의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눈 뜨게 된다.

하지만 그 깨지고 깨지는 시간은 정말이지 가능하면 겪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사회 초년생일 때 읽었다면 깨지고 깨지던, 그 지루했던 시간이 훨씬 단축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 제목은 기획의 정석이지만, 내용은 꼭 기획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실 기획이라는 업무가 온전히 별도의 업무로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업무 곳곳에 녹아있기도 하기 때문에 보고서, 업무 이메일, 회의록, 주간보고, 이슈보고, 종료보고 작성 등 내가 매일 매일 겪는 일상 업무에 책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기획을 잘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이면서,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나는 해낼 수 있다 등 자기 암시의 효과를 알려주는, 「시크릿」을 연상하게 하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급하는 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며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져야 하는 마음 자세, 멘탈 측면에서 저자의 조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론은 "그분"의 눈 높이에 맞춰서 "그분"이 원하는 것을 제공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한 사고 방법, 논리 전개 방법, 표현 방법을 알려준다.

Why, What, How, If로 구성된 4MAT이 가장 핵심이며 각각을 상세하게 도출, 구현하기 위한 안내가 이어지는 장에서 설명된다.  실제 이 책의 4장인 Drawing에서 설명하는 도식화 하기는 이 책을 읽은 직후 현재 고민하고 있는 업무에 적용을 해봤는데 문제에 접근하는 도구로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다.  하지만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 처럼, 이처럼 훌륭한 도구들이 있더라도 그 틀에 들어가는 내용은 결국 작성하는 사람의 Insight (통찰력)에 달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훌륭한 도구를 이용하여 기획서 초안을 작성했음에도 나는 "그 분"께 엄청 깨졌었다.)


[4장 Drawing : 도식화 하기]



■ 책의 목차:

1. Focus / 근본적으로 중요한 게 뭘까
2. 4MAT /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을까
3. Why /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4. Drawing / 도무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면
5. Definition / 문제가 날카로워야 해결책도 빛이 난다
6. Dividing / 쪼갤수록 답이 보인다
7. Concept / 됐고, 한마디로 뭐야
8. Action plan /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진다면
9. Expectation effect / 그래서 뭐 어쨌다고
10. Storytelling / 뇌에 꽂히게 말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