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8일 월요일

[독서] 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다른 책들을 읽으며 하도 언급이 많이 된 책이라 내가 읽고 싶은 책 상위에 있었으나, 그 두께와 담고 있을 내용에 지레 겁먹어 쉽게 집어들지 못했던 책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데 있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 만큼 책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너무 술술 읽혀서 내가 책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냉전 시대가 끝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이라는 논문/책에 전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물론 이 내용은 책 서문에서 읽었다.)  「역사의 종말」은 냉전 체계가 끝나면서 결국 세계의 모든 나라는 자본주의로 일원화 되기 때문에 더이상 전쟁 등 인류가 서로 충돌하며 발생하는 "역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새뮤얼 헌팅턴은 이 책에서 이를 반박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냉전시대가 문명간의 갈등을 이원화된 체계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명들이 그 안에서 또 다른 갈등을 가져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냉전시대가 끝나며 숨겨져 있던 문명간의 갈등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더 심하게 부딧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런 증거들을 자신의 주장에 근거로 활용하여 논리를 풀어나간다.  너무 증거가 많아 그런 사실들을 설명하는데 지면을 너무 많이 할애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결국 "서구"사회가 민주주의와 자유경제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주도적인 사상, 문명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이슬람, 중화 등 다른 문명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서구 문명에 도전하면서 문명 간 충돌이 펼쳐지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진 1996년이 한참 지난 현재까지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문명의 충돌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2001년 발생했던 미국 9.11 테러는 새뮤얼 헌팅턴의 혜안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국제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감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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