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도전, 정치적 도전, 절망과 희망, 진실,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5개의 큰 구성에 총 21가지 장을 둬서 급변하는 현실이 투영하는 미래(약 2050년)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유발 하라리의 견해를 밝힌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약 30년 후인 2050년을 구체적으로 머리속에 그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렇게 하니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닌, 그렇다고 너무 쉽게 예측 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도 아닌, 딱 현재 태어나는 세대가 성인이 되어 자녀를 가지는 시점을 산정하여 이야기하고 있어 책 내용어 더 몰입이 된다.
책 내용은 다른 후기 등을 읽으면 되니 나는 책 내용 보다는 책이 쓰여진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해보겠다. 유발 하라리는 각 장의 제목을 정확히 한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 각 장에서는 해당 단어의 주제를 정의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역사적이거나 (저자가 역사학자라 그런가?) 과학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그 주제를 단위 요소들로 해체한다. 그리고 그 단위 요소들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그 요소들을 다시 통합한다. 그리고 그렇게 통합된 개념을 다시 정의내리고 자신의 견해를 덧 붙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거나, 유념해야 할 내용을 공유한다. 재미있는 것은 각 장의 마지막 문장은 항상 다음 장의 목차 제목의 단어를 이용하여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얼핏보면 전혀 무관한, 단어로 이어진 장들이 나름대로 연결고리를 가지고 이어지며 전체 이야기가 풀려간다.
예전에 「총, 균, 쇠」를 읽을 때도 각 장이 쓰여진 방식이 너무 비슷하게 논리적으로 작성되어 신기했는데 이번에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마찬가지 경험을 하게 되어 저자들이 두꺼운 책 (긴 이야기)을 서술 할 때 나름대로의 반복적인 규칙이나 로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 흐름을 타게 되면 긴 책도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도 무척 두꺼웠지만 하루 날잡아 읽기 시작해서 꼬박 하루 동안 읽을 수 있었다.
읽으면서 든 생각이 유발 하라리가 과연 이 책을 왜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책의 뒷 부분의 참고문헌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을 쓰기 위해 어마어마한 조사를 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저자가 통찰력있게 세상을 본 내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근질근질해 한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사람(인류)에 대한 애정이 느껴 졌다. 물론 인류의 멍청함과 이기심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긴 하지만 말이다.
여튼 책을 읽으면서 유발 하라리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로 든 내 개인적인 생각은 "지식인의 책무" 같았다. 저자와 같은 지식인은 자신이 본 미래를 어떤 식으로든 일반 대중에게 알려줘야 하는게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노암 촘스키의 「지식인의 책무」가 갑자기 땡긴다. 조만간 읽을 책으로 책장에서 꺼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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