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일찍 퇴근한 기념으로 TV를 보다 우연히 TV앞에 앉아있는 연예인들을 방송하고 있는 KBS 프로를 보게 되었다. 뭐지? 하며 호기심에 계속 보게 되었는데 우선 강하게 시선을 잡았던건 경쟁사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을 보고 있던 사람들을 보여주길래,
"와, 이거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각설하고, 프로그램 포맷은 예능, 전국노래자랑, 심지어 9시 뉴스까지 KBS 프로그램들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유명 연예인도 있었고, 인기인인지 여부는 모르겠으나 젋어보이는 부부, 80이 넘는 노 부부, 바리스타를 꿈꾸는 세여자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또는 사람들이 TV를 보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만 한다. 때로는 다 같이 앉아 있는 모습, 때로는 각자 얼굴을 클로즈업 한 모습, 가끔은 TV를 보며 이것 저것 먹는 모습 등 우리가 흔히 TV 앞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여준다. (물론 옷은 그런대로 갖춰 입고 앉아 계신다.)
별 생각 없이 멍 때리면서 시청하다보니, 내가 TV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왜 보고 있는걸까 라는 뭔가 재귀적인 심오함을 느꼈다. 이렇다면 나중에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을 보고 있는 우리 처럼 완전 재귀함수도 구현이 가능할 것 같았다.
(이건 개발하던 옛 버릇이 생각으로 뛰쳐 나온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혼자 TV를 보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저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있는 것 같다. 특히, 세월호 관련 내용이 방송 될 때, 어떤 사람은 울분을 토하고, 또 다른이는 슬픔에 잠기는 모습들을 보며 나도 함께 슬퍼하는 모습을 봤을 때 공감대 형성이 이루는 감정의 공진이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나름 신선한 프로그램이었고 나중에 정말로 "본방사수"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또 시청하는 나의 모습을 보기를 기대해 본다. 어떤 느낌일까?
참고 : 본방사수 웹사이트 http://www.kbs.co.kr/2tv/sisa/bonbang/event/menu01/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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