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5일 월요일

두번 읽은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내가 책을 읽고 나면, 독후감을 항상 쓰는 것은 아니다.  항상 쓰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마찬가지가 될 확률이 높지만 항상 연초에는 이렇게 꼬박 꼬박 책을 읽고 나면 글을 쓰려고 한다.  작년에는 3월까지는 그래도 띄엄 띄엄 글을 적었던 것 같은데...

대신에 세상에나, 내가 돈을 주고 산 안드로이드 앱이 있다.  책꽂이+ 라는 모바일 앱인데 간단하게 내가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irmavep.app.libro&hl=ko)

가능하면 여기에는 읽었던 책을 모두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독후감을 쓰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1년에 책을 몇 권을 읽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을 할 수 있다.

서론이 길었지만,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라는 책은 2014년에 이미 한번 읽었다.  당시에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을 읽고 저자의 팬이 된 이후라 알랭 드 보통의 책이 나오면 가능하면 꼭 찾아서 읽어보던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 출판된 책을 읽어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때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내가 지극히 주관적으로 별점을 4개를 줬었다. (5개 만점, 내가 이런 점수에 좀 짜다.)  아쉽게도 읽은 후 독후감이나 비슷한 감상 같은 것도 남겨 놓은것이 없어, 읽고 난 후 그 당시 내가 받았던 기분이나 느낌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는 없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뉴스를 바라보는 저자의 안목에 놀랐었다는 기억은 난다.

내가 웬만하면 책을 두번 반복해서 읽지 않는데 (한번씩만 읽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지 않은가?) 이번에는 뭔가 다른 목적이 있어서 두번째로 읽었다.  바로 얼마 전 읽었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대넓얕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최근에 『유한계급론』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유한계급이 소비를 권장하는 방식과 방법에 언론이라는 도구가 사용된다는 것을 접했다.  뭐, 당연히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읽다 보니 연관되어 생각나는 책이 두 권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와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이었다.

그래서 책장에서 먼저 눈에 띄였던 『뉴스의 시대』를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유한계급론』에서 말하는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언론의 역할과 책임의 관점에서 책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역시, 책은 반복하여 다시 읽으면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비단 소설이나 문학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에세이도 반복해서 읽을 때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는 감동의 깊이와 파장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저자의 생각과 논리를 따라가며 단순하게 내용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면, 이번에 읽었을 때는 조금 더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비판적으로 읽었는데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우선, 읽는 내내 참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정리한다는 느낌은 동일하게 받았으나 두 번째 읽을 때는 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수 페이지에 걸쳐서 반복해서 말하는가 하면, 이런 저런 수사와 표현들을 이용해서 몇 개의 문단에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 같으면 수동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몰랐을 테지만, 이번에는 읽으면서 주제와 내용에 대해 속으로 정리를 하면서 읽었기에 같은 주제를 길고 길게 이어가는 내내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지만, "귀가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이지 같은 말을 다른 문장과 표현들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도 이내 대단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이렇게까지 두꺼울 필요가 없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만 알고 싶다면 가장 마지막 장인 "결론"에 가면 앞의 내용이 모두 다 요약되어 있다.

물론 그렇게 읽는다면, 중간 중간에 저자의 살짝 배어나는 유머나 시니컬한 문장을 읽는 재미는 사리지겠지만 말이다.

결국, 언론은 (뉴스로 한정 지었을 때) 꼭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조금 더 인간, 아니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개선의 방향성은 사람이 뉴스를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비춰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방식과 방법은 정치, 경제, 사건/사고, 인물 등등의 뉴스에 따라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다 여기에 나열하면, 스포일러가 되겠지?)

아무튼,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분 인것 같다.  아마 만나서 커피를 시켜 놓고 대화를 시작하면 귀가 따갑도록 재잘거리겠지?  뭐 그것도 그분 나름의 매력일 것 같다.

출처 : http://blog.yes24.com/document/8439064
        (책 리뷰는 별도 블로그에 함께 게시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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