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했던 것 만큼 책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너무 술술 읽혀서 내가 책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냉전 시대가 끝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이라는 논문/책에 전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물론 이 내용은 책 서문에서 읽었다.) 「역사의 종말」은 냉전 체계가 끝나면서 결국 세계의 모든 나라는 자본주의로 일원화 되기 때문에 더이상 전쟁 등 인류가 서로 충돌하며 발생하는 "역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새뮤얼 헌팅턴은 이 책에서 이를 반박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냉전시대가 문명간의 갈등을 이원화된 체계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명들이 그 안에서 또 다른 갈등을 가져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냉전시대가 끝나며 숨겨져 있던 문명간의 갈등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고 더 심하게 부딧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많은 증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런 증거들을 자신의 주장에 근거로 활용하여 논리를 풀어나간다. 너무 증거가 많아 그런 사실들을 설명하는데 지면을 너무 많이 할애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결국 "서구"사회가 민주주의와 자유경제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주도적인 사상, 문명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이슬람, 중화 등 다른 문명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서구 문명에 도전하면서 문명 간 충돌이 펼쳐지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진 1996년이 한참 지난 현재까지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문명의 충돌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2001년 발생했던 미국 9.11 테러는 새뮤얼 헌팅턴의 혜안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국제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감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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